체납자 실명공개한 서울시, 고액체납자 징수 모습 MBC |
한 달에 200만원 버는 직장인 1만6660명이 한 달간 납부하는 세금과 맞먹는 151억원.
서울의 한 전직 저축은행 대표가 미납한 지방세 규모다.
서울시가 20일 이처럼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은 1만2686명의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서울시 연간 복지예산의 10%에 해당하는 1조4118억원에 달한다.
◆ "호화생활 하면서 세금은 안내고"...악덕 체납자들의 민낯
개인 체납자 1위인 오문철(65)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151억7400만원을 미납했다.
서울 동대문구의 안혁종(41)씨는 134억1700만원을,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은 82억3000만원의 세금을 체납했다.
OCN 드라마 '38사기동대'의 500억대 체납자가 허구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고액 체납자들을 혼쭐내주는 내용으로 인기였던 드라마 '38사기동대', 사진=OCN |
법인 체납 1위는 제이유개발(113억2200만원)이다. 특히 이 회사와 2위 제이유네트워크(109억4700만원)의 대표는 동일 인물로, 현재 사기 혐의로 수감 중이다. 두 회사의 체납액만 222억원을 넘는다.
💡 알아두면 유용한 체납자 신고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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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납자 은닉재산 신고 포상금: 환수금액의 최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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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방법: 서울시 홈페이지 '탈세제보' 코너
- 체납자 조회: 위택스(www.wetax.go.kr)
◆ "해외 명품백도 압류"...서울시, 체납자 추적 강화
서울시의 체납자 추적은 한층 강화된다. 관세청과 협력해 해외여행 중 구매한 명품과 직구 물품을 압류하고, 출국금지와 신용불량자 등록도 병행한다.
한국세무학 관계자는 "악의적 체납자들의 재산을 추적하려면 국세청-관세청-금융정보분석원(FIU) 간 정보공유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 공소시효의 허점...190억 체납자는 '유유히'
반면 지난해 최대 체납자였던 김모씨의 190억원은 공소시효 만료로 '눈 녹듯' 사라졌다.
한국재정학회 박모 교수는 "악의적 체납자의 경우 공소시효를 50년으로 연장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진만 서울시 재무국장은 "월급에서 자동 공제되는 일반 시민과 달리, 고의로 세금을 회피하는 이들을 엄정 단속하겠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가 체납 해결의 열쇠"라고 밝혔다.
시민들은 2016년 방영된 '38사기동대'를 그리워하며 속시원한 현실판 체납자 혼쭐내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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