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되도 좋다" 동덕여대 본관 점거...앞으로 재학생의 운명은?

◆ 계란테러부터 수업거부까지...격앙된 캠퍼스

11월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본관이 재학생 수백 명에 의해 점거됐다.


지난 8일 대학 본부의 남녀공학 전환 검토 소식이 알려진 후 5일째 이어지는 시위는 수업 전면 거부와 설립자 흉상 훼손으로까지 확대됐다.

동덕여대-흉상훼손
동덕여대 흉상훼손, 사진=Twitter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가 주축이 된 '총력대응위원회'는 "공학 전환 완전 철회", "총장 직선제 도입"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한 학생은 "명예롭게 폐교되는 것이 낫다"며 분노를 표출했고, 졸업생들은 SNS를 통해 "졸업장을 찢겠다"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 의미있는 정보 | 여자대학 위기의 실체

  • 2024년 기준 4년제 여자대학 7개교 운영 (1990년 대비 50% 감소)

  • 상명여대(1996년), 성심여대, 효성여대 등 이미 남녀공학 전환

  • 학령인구 감소로 2026년까지 대입 지원자 30% 추가 감소 전망


◆ "안전한 배움터" vs "생존의 갈림길"

교육학계는 이번 사태를 '여성교육의 가치'와 '대학 생존'이라는 두 축의 충돌로 분석한다.


한국교육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여자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여성들의 연대와 성장을 위한 안전한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며 "공학 전환은 신중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대학발전위원회 관계자는 "2026년 이후 급격한 입학자원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학 전환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이화여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자대학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 '알몸남 사건' 트라우마 재점화

시위 과정에서는 과거 캠퍼스 내 성범죄 사건이 재조명됐다.


학생들은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을 기억하라"는 피켓을 들고, 여성 안전의 사각지대 확대를 우려했다.


11일 밤 시위 현장에서 한 경찰관의 "나중에 육아하실 텐데"라는 발언이 알려지며 성차별 논란으로도 번졌다. 


◆ 향후 전망과 파급효과

교육계에서는 동덕여대의 최종 결정이 남은 여자대학들의 도미노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학평가전문가 이상민 교수는 "여자대학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3의 길 모색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동덕여대-시위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사진=Twitter

한편, 교육부는 이번 주 중 여자대학 총장단과의 긴급간담회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안전, 교육의 질 보장, 재정지원 방안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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